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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E Column] 수소경제 열쇠, 암모니아의 친환경 딜레마 (by. 권영국 교수님)

[에너지칼럼] 수소경제 열쇠, 암모니아의 친환경 딜레마

탄소중립시대 실현 암모니아 활용 주목
수소 저장 · 운송 도와 핵심적 역할 톡톡
100% 수입 한계 … 공급망 구축 속도를

 

암모니아(NH3)는 질소에 수소가 저장된 형태의 화합물로, 차세대 수소경제의 생산-저장-운송-활용 밸류체인에서 저장과 운송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먼저, 암모니아는 수소의 대용량 저장 및 안전한 장거리 운송을 위한 효율적인 수소 에너지 저장 및 운송체로, 수소를 액체나 고체 상태로 변환해 다루기 용이하게 해주며, 높은 부피당 저장 용량으로 수소의 장거리 운송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비료의 원료로 오랫동안 사용돼 산업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필요에 따라 탄소 배출 없이 고순도의 수소를 추출하거나 암모니아를 직접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암모니아는 탈탄소 시대의 국가 간 수소 거래의 핵심 수단으로 환경·에너지·경제 측면에서 다양한 의의가 있다.

수소를 질소에 저장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과정은 에너지 소모가 크고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는 배터리 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이냐는 이슈와 유사하게 청정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암모니아가 친환경이냐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 암모니아의 생산 기술과 환경적 요소 평가에 따른 현황을 색깔별로 살펴보고, 궁극적으로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춰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 기술의 개발 방향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우선, 전통 하버-보슈 공정을 통해 생산된 암모니아는 그레이 암모니아로, 질소(N2)와 수소(H2)를 고온(400℃ 이상)·고압(200기압 이상)에서 철 등의 촉매를 활용해 합성한다. 질소는 압력변환흡착(Pressure Swing Adsorption, PSA) 공정을 통해 대기 중에서 질소만 분리해 낸다.

수소의 경우, 수증기-메탄 개질(Steam-Methane Reforming, SMR) 공정을 통해 수소를 뽑아내고 부산물로 이산화탄소가 생산되는데, 수소 1㎏ 당 이산화탄소는 10~14㎏가 발생한다. 따라서 그레이 암모니아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당하다.

블루 암모니아의 경우, 하버-보슈 공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하는 설비를 추가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암모니아를 말한다.

지난 2022년 12월, 롯데정밀화학은 울산항을 통해 블루 암모니아 5만t을 도입했다. 세계 최초로 상업 거래된 블루 암모니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업 아람코, 사빅 애그리 튜트리언트, 마덴과의 계약체결을 통해 도입됐으며, SMR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제 기반 포집 설비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한 기술이다.

현재 세계 굴지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앞다투어 블루 암모니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더 나아가,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은 수소를 공급하기 위한 기존의 SMR 공정을 신재생 에너지 연계 친환경 수전해 기술로 대체해 그린 수소를 암모니아 합성에 활용해 제로 에미션을 지향하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태양광, 풍력 발전과 연계한 그린 암모니아 기술은 에너지 소모가 적은 것이 특징이며, 신재생 에너지 발전 전력의 변동성 및 간헐성에 대한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그레이 암모니아에서 그린 암모니아로의 탈바꿈은 탄소중립에 큰 의의가 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은 암모니아 합성에 필요한 수소의 생산방식을 바꿨을 뿐, 고온·고압의 하버-보슈 공정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절반의 ‘그린’인 셈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상온·상압에서는 암모니아 합성이 어려워 화석연료를 다량 사용하는 고온·고압 조건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온·고압의 하버-보슈 공정을 대체하여 진정한 ‘그린’ 암모니아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생산기술이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과 질소라는 비(非) 편재성의 풍부한 자원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전해기술은 상온·상압에서 운전하며 신재생 에너지 연계가 용이한 진정한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이다.

생산된 암모니아는 액체 상태로 회수해 운반 또한 용이하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기술적 어려움도 있다.

질소는 매우 안전한 삼중결합으로 이뤄져 활성화하기 어려우며, 반응 속도가 빠른 수소발생 반응과 경쟁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면, 전해 기술로 생산된 암모니아는 하버-보슈 공정에서 생산된 암모니아보다 경제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암모니아는 중국, 사우디, 러시아 등의 국가들이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안정적인 물량확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한민국은 암모니아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전쟁 등의 불안한 국제 정세에 대비해 자체 암모니아 공급을 위한 토대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

특히 진정한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의 확보는 탄소중립 달성에 필수적이며, 현재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대한민국이 청정 암모니아 생산국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권영국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권영국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출처 (울산매일 – https://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4450)